“아빠.” “…Sweetie, 아빠 보고 싶어?” “아니-, 아빠. 헨리 아빠.” 이틀 전 시카고로 출장을 간 알렉스의 빈자리를 메꾸려 유치원 등원부터 하원, 이후 식사와 놀이 전부 부지런히 혼자서 감당한 헨리는 드디어 알렉스가 돌아오는 날, 딸의 머리카락을 한데 모아 묶어주다 난데없는 아빠 타령에 빗질을 멈췄다. 영상 통화로 매일 얼굴을 봤다지만 그래도 ...
이뤄놓은 게 많았다. 무엇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안들만큼 모든 게 풍족했고 넘쳤다. 그리고 이건 자연스레 무료한 일상으로 이어졌다. 뭘 해도 지루한, 쌓여가는 돈도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 ‘그것’이 나타났다. 첫 만남이 어디서였나. 꿈? 옷장? 침대 밑? 정확히 육하원칙에 따라 말하자면 한 달 전 다른 날과 다름없이 잠에 들었다가 꿈을 꾸었고 그...
지푸라기 비싸고 좋은 건물에 자주 보이는 간판이 변호사 사무실이라는데 이름부터 특이한 이 사무실은 여러 상가가 복합적으로 모인 낡은 건물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살면서 평생 가보지 않아도 좋을 곳 중 하나인 경찰서, 법원을 이미 몇 번 들락날락해 본 혜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자기 인생에 한유진이라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삶이 조금 평탄했을지도 모른...
“오늘은 레드벨벳이라…. 우리 반에 베이킹 잘하는 애가 누가 있었지?” 사물함 속 오늘도 빠짐없이 등장한 쿠키 상자를 품에 안고 하나를 꺼내 맛을 본다.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제 취향은 어떻게 안 건지 은은한 버터 향과 고소함이 더해진 쿠키는 역시 맛있었다. 이 영문 모르는 쿠키 상자를 매주가 시작되는 월요일마다 받게 된 건 새 학년이 시작되고 마니또 ...
Epi Ⅰ 체력이 약해져 먼저 잠이 든 헨리를 깨우지 않게 조심히 문을 닫고 나온 알렉스가 바깥 테라스로 나간다. 여러 개의 의자 중 한 의자에는 이미 누군가가 앉아 있었는데 옆 의자에 앉으니 그제야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본 사람은 알렉스 정체를 확인하고선 고개를 돌렸다. “오늘 파티 전부 네가 계획한 거라며 마르코. 대단한데.” “괜히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헨리!!!” 감히 헨리 왕자의 방문을 노크 없이 열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라 손잡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모자는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텔레비전에서 튀어나왔다고 해도 믿을 만큼 똑같은, 단지 약간만 구김이 간 스타일링은 알렉스가 얼마나 급히 왔는지를 알려줬다.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하자 소식을 전한 지 40분이 지났는데 1시간 정도 지나야...
그이는 향기 없는 꽃이라 불렸다. 또 반짝이지 않는 보석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전부 틀린 말이었다. “이렇게 향기가 진한데 다들 코가 단단히 막혔나 보군.” 천리까지 향이 퍼질 정도로 진한 향을 품은 꽃. 자칫 잘못 보았다가는 눈이 멀 정도로 반짝이는 보석. 그러나 어둠 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 존재. 이게 사람 볼 줄 아는 이장현이 내린 유길채에 대한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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